2024년 3월을 끝으로 딸의 성조숙증 치료가 종료되었습니다. 딸이 3학년 3월 생일이 되기 전, 2차 성징의 증상을 보이며 오히려 엄마인 제가 더 마음이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손 엑스레이 검사, 혈액 검사를 통한 호르몬 검사에서 1년 반 정도 뼈나이가 빠르며 성장 호르몬 수치도 매우 높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당시 딸이 또래보다 크기도 했고 검사받기 전 단 10개월 만에 10cm 이상 크는 등 폭풍 성장을 보인 것은 사실입니다. 2차 성징의 징후들이 나타나며 병원을 찾았는데 또래보다 마른 편인 딸이 성조숙증 진단을 받으며 꼭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아도 성조숙증 진단을 받을 수 있음이 놀라웠습니다. 성조숙증은 아동의 2차 성징이 평균보다 이르게 나타나는 질환으로,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성장 저하나 심리적 불안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조숙증은 무엇인지, 치료 방법과 정부의 혜택 등을 중심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성조숙증의 의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10만 8,575명이었던 성조숙증 환자는 2023년에는 18만 6,726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나타날 경우를 이릅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여아의 경우 유방 발달이며, 이후 정수리 냄새, 음모 발달, 초경 등이 빠르게 이어집니다. 남아는 고환 크기 증가를 시작으로 음경 발달, 음모 형성, 변성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변화는 외관상 드러나므로 보호자의 조기 감지가 가능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아이의 이러한 변화가 감지되었기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증상 외에도 또래보다 현저히 빠른 신체 성장, 성격 변화, 감정 기복 증가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아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격한 신체 변화가 일어나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며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위축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학교 생활에도 직접적 연관이 있으므로 조기 발견 더불어 적극적인 상담 및 치료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조기 성숙으로 인해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되면 최종적인 성인 키가 작아집니다. 어렸을 때, 반에서 가장 컸던 친구가 동창회에서 만나면 그 키 그대로인 경우가 바로 이 이유인 것이죠. 초기에는 키가 빨리 크는 것처럼 보여 오히려 부모가 안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호이므로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입니다.
원인과 치료
성조숙증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소아 비만, 내분비계 교란 물질 같은 환경적 요인이 종합적으로 관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소아 비만이 성조숙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플라스틱 제품과 같은 환경 호르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도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 딸의 경우는 마른 편이었으나 식습관 자체는 야채를 덜먹고 육식을 즐기는 등 코칼로리 섭취가 주요한 요인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조숙증은 문진과 신체 검사, 골 연령 검사와 성호르몬 수치 검사로 진단됩니다. 저희 딸 같은 경우도 손 엑스레이와 더불어 바늘을 혈관에 꼽아 30분 간격으로 피를 채취하여 성호르몬 수치 검사를 했습니다. 성조숙증으로 결과가 나오게 되면 호르몬 주사제를 맞게 되는데 간격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해당 치료를 통해 또래와 비슷하게 사춘기 시기를 맞추게 되면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는 것을 조절하고 예상 성인 키 손실을 최소화해 최종 성인 키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치료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성조숙증 치료의 핵심은 ‘성장판을 최대한 오래 열어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 바로 ‘루프린’이라는 주사 치료입니다. 루프린은 뇌하수체에 작용해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며, 사춘기를 인위적으로 지연시켜 정상 성장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입니다. 2024년에는 루프린 치료에 대한 임상 지침이 일부 변경되었는데 기존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주사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3개월 지속형, 6개월 지속형 주사도 선택 가능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병원 방문 횟수가 줄어들고, 가정의 부담 또한 감소하고 있습니다. 저희 딸은 1달에 한번 방문하여 주사제를 맞았지만 3개월이나 6개월 만에 병문에 방문하게 된다면 이는 희소식입니다.
정부 혜택
성조숙증은 빠른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지만, 고비용 치료라는 현실적인 부담이 컸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의 관심과 의료 제도의 변화로 인해 성조숙증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개인이 든 사보험을 통해서 지원이 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는 보험 적용이 확대됨에 따라 약 70% 이상의 비용이 경감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는 보건소와 연계하여 본인부담금 일부까지 지원하는 제도도 함께 운영 중입니다. 성조숙증 치료에서 가장 큰 부담은 약물 치료비입니다. 치료 기간은 평균적으로 2~3년에 달하며, 한 달에 한 번 병원을 방문해 주사를 맞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과거 비급여 기준으로는 한 달치 약제비만 20~30만 원에 달해, 연간 수백만 원이 소요되던 것이 현실이었으나 2024년 기준 보험 급여가 확대되면서, 해당 약물의 본인부담금은 30%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성조숙증 치료비 지원’ 조례를 마련하고 있으며, 지방정부에서는 신청 시 연간 일정 금액의 치료비를 현금 또는 바우처 형태로 지원해 주는 정책을 시행 중입니다. 이로 인해 저소득층 또는 다자녀 가정 등에서는 거의 무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성조숙증 관련 서류를 간편하게 발급받아 건강보험 공단에 제출하면 비교적 빠르게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면서 보호자들은 자녀에게 필요한 만큼 충분히 치료를 제공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아이도 꾸준한 치료를 받으며 신체적·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루프린 치료를 받은 아동 중 다수는 치료를 통해 성장 속도가 조절되고 최종 키 예측치가 정상범위로 회복되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저희 딸도 2년간의 치료를 한 결과, 뼈 나이가 본인의 나이 수준을 찾게 되었고 2차 성징의 발현도 늦출 수 있었습니다. 치료가 끝난 지금에도 6개월에 한번씩 방문하여 꾸준히 추적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직까지 성장의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습관에 대해서 꾸준히 강조하고 계십니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에게도 자녀가 있다면, 성장이 나이에 빠르진 않는지 유심한 관찰을 통해 치료를 늦추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